폭우에 “땅이 열리고 있다” 대피 경고
또다시 남가주를 덮친 겨울 폭풍으로 침수와 산사태 피해가 잇따랐다. 새벽부터 거센 빗줄기로 하루를 연 19일 프레지던트데이에 남가주 일부 주민들은 고지대에 있는 주택가와 산책로 등에 밀려온 진흙더미로 홍역을 치렀다. 상습 피해 지역인 풋힐 캐년과 베버리 글렌 등 지역에서는 아침부터 산 위쪽에서 떠밀려온 진흙으로 인해 주차된 차량들 여러 대가 대파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 다만 19일 오후까지 보고된 인명피해는 다행히 없는 상태다. 재니스 한 수퍼바이저는 이날 오후 개신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실에 팔로스버디스를 포함한 해안가 지역의 지반 상태를 긴급 점검해줄 것으로 요청하고 나섰다. 지반 침하 가능성에 대해 주정부 차원의 지원과 복구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 수퍼바이저는 “주정부가 해당 지역에 긴급사태를 선포하고 침수, 벽 균열, 건물 붕괴 등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며 “주지사가 직접 방문해 상황을 파악하고 지원해달라는 것이 주민들의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날 오전 존 크루익생크 랜초 팔로스 버디스 시장은 “땅이 열리고 있다”며 “수백 에이커에서 이런 조짐이 감지되고 있으니 지반의 변화가 느껴진다면 곧바로 대피해야 한다”고 주민들에게 강했다. 캐런 배스 LA시장도 오후 6시 긴급 회견을 갖고 피해 파악과 복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배스 시장은 특히 산사태와 침수 위험 지역에 대한 통행을 자제해줄 것을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LA시는 현재 2단계 긴급 사태 상황을 발령하고 긴급 구조팀을 대기 시킨 상태다. 이미 19일 오전과 오후에 관내 산사태와 부러진 나무, 정전 사태에 대해 즉각적인 인력 투입에 나서고 있다. 당국은 이날 아침 베버리글랜 지역에 산사태 피해를 막을 중장비 차량을 배치하기도 했다. LA 카운티 정부는 19일 오후 현재 시간당 0.1~0.25 인치의 강수량을 보이고 있으며, 샌타모니카 산악지역과 벤투라 카운티 지역에는 이날 오전까지 이미 3인치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특히 카운티 소방국은 21일 오전까지 산불 피해 지역에는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강수량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피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해당 피해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신고하고 필요에 따라 대피 명령에 꼭 따라달라는 주문이다. 프리웨이도 높아진 강수량으로 몸살을 앓았다. LA 다운타운 110번과 5번이 만나는 곳 인근의 세컨드 스트리트와 바인스 스트리트 등에서 교통이 통제되기도 했다. 19일 오후 현재 카운티 내 20여 곳의 크고 작은 도로의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기상 당국은 21일 오전까지 운전이나 이동이 필요한 경우 반드시 예보와 교통 통제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출발할 것을 권했다. 한편 이번 폭풍은 내일(21일) 오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보됐으며, 1주일 뒤인 25~26일 남가주에 또 한차례 비가 예고된 상태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수요일 침수 산사태 피해 샌타모니카 산악지역 관내 산사태